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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기/시4

모난돌에게 모난 돌에게 너는 모난 돌이어서 두려운 것이냐 너는 모난 돌이 되고 싶지 않은 것이냐 정을 맞을까 두려운 것이냐 금강석도 모나게 갈아 다이아몬드라 부른다 정으로 모난 돌을 치려는 사람에게 세상에는 똑같이 생긴 돌은 없다 헤르만 헤세는 돌은 하나하나가 완성되어 있다 했다 돌 하나는 깨지면 감쪽같이 갈아 끼울 수 있는 벽돌 하나와 다르다 돌 하나가 깨지면 돌로서의 그 자리만큼은 온전히 비어있다 ​ ​ 자기규정에 대한 복종과 그 안락함에 취할 것이냐 자기규정에 대한 폭력으로 무력감과 자괴감에 빠지게 할 것이냐 2023. 2. 4.
허용과 포옹 누군가 안을 때는 그 대상을 마주해야하고 가깝게 떨어져있던 너와 내가 점점 좁혀져 살갗에 닿아 안은 순간 너는 나와 하나가 된다 비로소 대상이라고 여겼던 그가 사실 나와 같음을, 나임을 가슴으로 느끼게되고 어깨가 떨어져 다시 마주한 그는 내가 그를 품어 안을 수 있을까 두려워했던 이전의 그가 아니었다 이전의 그 모습도 바뀌었다 느끼는 지금의 모습도 사실 다르지 않았고 그토록 바랬던 모습이었다 거리를 두어 보았다 거리를 좁혀 안았다 다시 거리를 두어 보니 알게 되었다 무엇인지 2023. 2. 2.
애(愛)와 취(取)의 다르지 않음 |인연(因緣) 팔이 잘려야 잡을 것이 없음을 알고 다리가 잘려야 갈 곳이 없음을 알구나 ​ 잡을 것이 없으니 잡으려는 집착이 없고 갈 곳이 없으니 어디론가 가려는 의도도 없다 ​ 그러나 수족이 날아간 고통이 사랑으로 존재함을 안다 그렇게 애와 취는 다르지 않다 그것이 인연이다 2023. 2. 1.
집에 들어앉아 살고픈 새 집 그리면 무얼하나 밖으로 나가 찾고 구하지 않으면 집 속 집일 뿐 ​ 밖으로 나가 찾으려 한들 찾아지랴 이 집과 그 집이 다르지 않구나 ​ 안에서 그려도 밖에서 찾아도 낭패불감이다 ​ 다시 돌아와 집을 허무니 이 터가 내가 찾던 새 집 자리네 2023. 1.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