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캉의 명제 “인간은 타인의 욕망을 욕망한다.”
이 문장은 프랑스의 정신분석학자이자 철학자 라캉의 유명한 철학적 명제이다.
이에 대한 감상이나 이 내용에 대해 풀어쓴 글들의 대부분은 타인으로부터 인정받고자 나 자신이 진짜 원하는 것이 아닌
대다수의 타인이 좋다고 여기고 기대하는 것에 나도 그렇다고 규정한 대상을 향한 욕망에 대한 내용이었다.
사실 라캉의 철학에 대해 아는 바가 전혀 없지만 저 명제에 한정해 사유해 본 것을 글로 풀어보려 한다.
먼저 이 문장의 목적어인 "타인의 욕망”을
‘욕망의 대상’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타인들이 어떤 대상을 향해 갖는 욕망이 나에게도 적용되어 나의 욕망의 대상이 된 것을 말한다.
‘타인의 욕망을 욕망하는 이유’ 측면에서 보면
어떤 것을 욕망하는 ‘나’라는 존재가 지니는 본질적 속성이 허상이기에
그것을 실체화시킬 수 있는 작용이 인식이고
그것의 아주 구체화되고 파편화된 작용 중 하나가 인정이다.
이 자체가 사실 욕망이라는 개념으로 발현된 것이다. 인정이 화(化) 한 것이다. 즉 인정의 욕망화이다.
따라서 ‘타인의 욕망을 욕망한다.’라는 말은 ‘타인의 인정을 욕망한다.’라는 말로도 표현할 수 있다.
이것을 다르게 표현해보면 ‘나를 향한 타인의 인정을 향한 나의 욕망은 타인을 향한다.’ 정도가 되겠다.
그러나 사실 라캉은 ‘타인’이 아닌 ‘타자’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타자는 단순히 나와 다른 또 하나의 주체가 아니다.
타자의 존재는 타자성의 두 번째 단계에서만 이해될 수 있다.
타자는 또 다른 주체가 아닌 주체가 환원시킬 수 없는 이질성으로 이해될 때야
비로소 나와 다른 주체 사이에서 중재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것이다.
타자와 타자성에 대한 라캉의 표현을 통해서 내가 정의내린 바는 아래와 같다.
(철학에서 일반적으로 말하는 타자와 타인의 개념과 다를 수 있음)
타자란 한 개체의식과 구별되는 또 다른 개체의식 즉, 스스로를 주체라 여기는 개별적인 개체의식 간의 구분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하나의 개체의식 안에서 하나로 통합할 수 없는 이질성을 말하고 이것은 서로 다른 성질에 국한된 것이 아닌 본성을 지닌 각각의 고유한 존재라는 것을 의미한다. 외부로서의 대상이 아닌 내부로서의 또다른 대상인 것이다.
따라서 하나의 개체의식 안에서 일어나는 저마다의 존재들이 원하는 것을 욕망한다는 것은
그 욕망한다는 나의 입장에서 보면 나의 고유한 욕구, 내가 원해서 일으킨 욕망이 아닌 대상화된 타자의 욕망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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