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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기8

타인이 나의 타인이 된 순간 │ 삶 속의 죽음 비몽사몽한 아침 기차 소리가 나를 깨운건지 이 소리를 듣기 위해 깨어난건지 ​ "응급환자가 발생하였으니 의사나 간호사는 6호차로 와주시기 바랍니다." 안내방송이 흘러나온다. ​ 안대를 벗고 정신이 번뜩 든다. 순간 멈칫하면서도 쉽사리 몸이 움직이지 않는다. ​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을까? 도움이 될까?' ​ ​ 그리고 잠시 눈 붙이던 책을 다시 읽어나간다. 그것이 나의 무력감과 두려움, 죄책감, 불신을 있는 힘껏 표현한 것이었으리라. ​ 죽음을 가까이 마주하며 삶을 마무리하는 스승이 마지막 수업을 끝내고 이번이 자신의 마지막 인터뷰가 될 거라며 시작한 이야기. ​ ​ 죽음을 앞두면 죽는 얘기를 써야 하잖아? 나는 반대를 써요. 왜냐? 죽음은 체험할 수 없으니까. 죽음 근처까지만 가지 죽음을 모르니 .. 2023. 2. 2.
허용과 포옹 누군가 안을 때는 그 대상을 마주해야하고 가깝게 떨어져있던 너와 내가 점점 좁혀져 살갗에 닿아 안은 순간 너는 나와 하나가 된다 비로소 대상이라고 여겼던 그가 사실 나와 같음을, 나임을 가슴으로 느끼게되고 어깨가 떨어져 다시 마주한 그는 내가 그를 품어 안을 수 있을까 두려워했던 이전의 그가 아니었다 이전의 그 모습도 바뀌었다 느끼는 지금의 모습도 사실 다르지 않았고 그토록 바랬던 모습이었다 거리를 두어 보았다 거리를 좁혀 안았다 다시 거리를 두어 보니 알게 되었다 무엇인지 2023. 2. 2.
애(愛)와 취(取)의 다르지 않음 |인연(因緣) 팔이 잘려야 잡을 것이 없음을 알고 다리가 잘려야 갈 곳이 없음을 알구나 ​ 잡을 것이 없으니 잡으려는 집착이 없고 갈 곳이 없으니 어디론가 가려는 의도도 없다 ​ 그러나 수족이 날아간 고통이 사랑으로 존재함을 안다 그렇게 애와 취는 다르지 않다 그것이 인연이다 2023. 2. 1.
집에 들어앉아 살고픈 새 집 그리면 무얼하나 밖으로 나가 찾고 구하지 않으면 집 속 집일 뿐 ​ 밖으로 나가 찾으려 한들 찾아지랴 이 집과 그 집이 다르지 않구나 ​ 안에서 그려도 밖에서 찾아도 낭패불감이다 ​ 다시 돌아와 집을 허무니 이 터가 내가 찾던 새 집 자리네 2023. 1. 31.